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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설명

 이 전시는 ‘호박’을 매개로 풀어낸 삶과 사랑, 그리고 생명의 노래이다.

전통 민화의 십장생도에서 보여 지는 상징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풍요와 다산, 장수와 평온을 담은 이미지를 회화 속에 새롭게 펼쳐보았다.

둥글고 넉넉한 호박은 단순한 열매가 아니라,

삶을 감싸 안는 그릇이자 하나의 작은 우주가 된다.

그 안에서 계절은 흐르고, 해와 달은 뜨고 지며,

사슴과 학, 소나무와 대나무, 꽃과 물은 영원의 정원을 이루어 간다.

〈연가 시리즈〉의 호박작품은 서로 다른 호박의 형상과 풍경을 품고 있으며,

서로 다른 장면 속에서 한 편의 사랑의 노래처럼 따뜻하고 고요하게 삶을

노래하고 있다.

이 모든 자연과 생명에는 장수, 사랑, 조화, 번영 같은 삶의 궁극적인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진정한 사랑은 크고 요란한 것이 아니라, 햇살과 바람 속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호박의 단맛처럼 조용히 깊어져간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잊고 지낸 생명의 빛과 조화를 다시금 떠올리며

그 속에서 스스로의 삶의 연가(戀歌)를 발견하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