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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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설명
고향 집 꽃밭에는 계절이 왔다 간다. 그 계절의 꽃이 피고 진다. 벌과 나비가 꽃에 앉아 속삭인다. 씨앗과 열매가 익어간다. 달팽이도 나뭇잎 뒤에서 한 생이 익는다. 나의 삶도 익어가 오늘에 이르렀다.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느리거나 조급함은 사람의 일이다. 자연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변하고 변해 있다. 손구구하여보진 않았지만, 인생의 걷잡을 수 없는 가속성과 무상함을 얘기하고 뒤돌아보는 날이 많다. 어릴 적 화단에서 만났던 달팽이가 그립다. 가는 듯 멈춘 듯 제 길을 걷는 달팽이, 그 느림의 미학, 내 안에 배어든 아름다운 동반자다.
꽃과 나무 그리고 산과 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을 주로 그렸다. 그림을 그릴수록 희망과 아쉬움이 남는다. 그 힘을 모아 다시 캔버스 앞에 앉아 내일을 채운다.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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